차갑게 데워진 글자들 속에서 말을 하는 법을 다시 배웁니다.
아마도 곧 다시 허물어지겠지만, 소소하게, 어려워하며 배우는 중입니다.
감사의 말을 쓰면서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지난 삼년 반 동안 내가 배운 건 조금 더 여러 종류의 인간상이고,
조금 더 낯선 글자들입니다.
많이 먹은 것에 비해, 내놓은 것은 볼품없었고,
나도, 사람들도, 반짝이고 볼품없네요.
하늘은 밝고요.
세상은 환하고, 생각보다 뾰족하고, 또 많이 무딘 것 같습니다.
그 사이, 많이 얻고, 많이 배우고, 많이 잃고, 많이 확장되고 축소되며
즐거웠습니다.
(솔직한 감사의 말 - 짧게. 2019년 6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