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지난 발걸음
내 어깨 위에 슬며시 올려본다
너를 보낸 날들의 소리
먼 귓가를 간질이기에
아니야 괜찮아 그랬구나
낳아본 적 없는 아이처럼
달래본다
너 닿지 않은 길목에서
내일의 걸음 한 아름 주어다
품에 안고 어른다
아니야 괜찮아 그럴 거야
가져본 적 없는 아이처럼
어르고 달랜다
뜬 달에 발이 아려
이제 걷지도 멈추지도 못 할진데
나 모르는 너의 걸음 모아다
머리에 얹고 발등에 올리고
어깨에 매달고 품에 안으니
온 길 갈 길보다
지금 나 있는 이곳 가장 깊다
깊고 깊어 하늘까지 너무나 멀구나
시간이 고되다 하여 잃어온 것도 전생인데
내 발은 흙 한 톨 털어내기 싫어
오늘도 내일을 모른다
오늘도 내일보다 더 깊은 곳에 눕는다
노인과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