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이야기/Tageswort2018. 4. 29. 03:57

네 지난 발걸음

내 어깨 위에 슬며시 올려본다

너를 보낸 날들의 소리

먼 귓가를 간질이기에

아니야 괜찮아 그랬구나

낳아본 적 없는 아이처럼

달래본다

 

너 닿지 않은 길목에서

내일의 걸음 한 아름 주어다

품에 안고 어른다

아니야 괜찮아 그럴 거야

가져본 적 없는 아이처럼

어르고 달랜다

 

뜬 달에 발이 아려

이제 걷지도 멈추지도 못 할진데

나 모르는 너의 걸음 모아다

머리에 얹고 발등에 올리고

어깨에 매달고 품에 안으니

온 길 갈 길보다

지금 나 있는 이곳 가장 깊다

깊고 깊어 하늘까지 너무나 멀구나

시간이 고되다 하여 잃어온 것도 전생인데

내 발은 흙 한 톨 털어내기 싫어

오늘도 내일을 모른다

오늘도 내일보다 더 깊은 곳에 눕는다









노인과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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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ro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