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이야기/Tageswort2016. 11. 27. 04:00

풀어내고 싶지 않았어

설명하고 싶지 않았어

침묵을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은 아니었어

말을 찾고 싶지 않았어

처음 집을 나간 엄마는

돌아오지 않았어

소파에 엄마가 앉아 있는데

많던 화분은 죽어있었어

스르륵 내려온

커다란 거미를 보고 안심을 했어

그 밤에 악몽을 꿨어

꿈에서는 천장이 무너졌어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해도

인사는 닿은 적이 없었어

노래를 해도

듣는 이는 없었어

알아 듣지 못할 이야기들이

가장 이해하기 좋은 말들이었어

뼈가 부러진 적 없는데

부러진 뼈에 비유를 했어

말이 없는 아버지는

이제 말을 할 줄 모르고

술을 마시면 전화를 걸다 말고 끊었어

아아

혼자 걸을 때마다

걸음을 다시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삐거덕거리니까

삐거덕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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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ro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