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이야기/Tageswort2017. 6. 11. 02:08

유령이 되지 못했다면,

고독과 적막이 사라졌다면,

온전히 내 육신을 인정하게 되었다면,

상실되었던 모든 언어들이

이제는 지리멸렬한 것들이 되고,

구구절절했던 잔인함들이

너무나 단순한 사건들이 된다면,

존재하지 않았던 내가 이제 존재하고,

그것이 네가 아닌 나로 인한 것이라면,

내,가 생겨났다면,

그로써 너,들이 지상에 발디딘 것들이 되었다면,


천애에 놓인 나의 그 어느 곳도 아닌 곳은 사라지고

그 언젠가 무너져 내렸던 별들이 하루의 기록이 되고

너의 글은 너의 글로,

말은 단지 말이 되는 것이

옛날의 서러움의 마음이 아닌

그저 그런 걸음일 뿐인 것이다.


나는 이제 다시는

전처럼 부서져내릴 수도 없고

나는 이제 다시는

전처럼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다시는

전과 같은 글을 쓸 수 없고

나는 이제 다시는

그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는 않을 것이다.


언어로 흉터졌던 모든 애정들은

이제 옛 언어가 적힌 페이지에만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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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h.roze